꽃을 주는 여우
숲 입구에는 작은 여우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.
여우는 매일 아침 꽃을 한 아름 안고 숲으로 내려왔습니다.
그리고 지나가는 동물들에게 꽃을 하나씩 건넸습니다.
토끼는 웃으며 받았습니다.
곰은 고맙다고 인사했습니다.
다람쥐는 바빠서 그냥 지나갔습니다.
고슴도치는 꽃을 받자마자 옆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.
여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.
다음 날.
여우는 어제와 다른 꽃을 가져왔습니다.
비가 오는 날이라 파란 꽃이었습니다.
향기는 비 냄새가 났습니다.
맑은 날에는
노란 꽃을 가져왔습니다.
햇빛 냄새가 났습니다.
어떤 날에는
동그란 꽃 대신
세모난 꽃을 가져왔습니다.
받은 다람쥐가 웃었습니다.
그 꽃도
조금 뒤 쓰레기통에 버려졌습니다.
숲 입구를 지날 때마다
나는 그 여우가 조금 궁금했습니다.
그래서 어느 날 물었습니다.
“왜 매일 다른 꽃을 가져오는 거니?”
여우는 꽃을 고르던 손을 멈추고 말했습니다.
“혹시…
오늘은 좋아할 수도 있으니까요.”
나는 쓰레기통을 가리켰습니다.
꽃이 가득했습니다.
“하지만 다 버리잖아.”
여우는 잠시 쓰레기통을 바라보았습니다.
그리고 버려진 꽃 하나를 주워
조심스레 쓰다듬었습니다.
“오늘은 아니어도…”
잠시 침묵.
“언젠가는
누군가 좋아하는 꽃을
만나겠죠.”
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.
집으로 돌아가는 길.
주머니를 만져 보니
언제 넣었는지 모를
작은 꽃 한 송이가 들어 있었습니다.
나는 한참 동안 꽃을 바라보다가,
길가의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.
다음 날.
숲 입구에는
어제보다 더 많은 꽃이 놓여 있었습니다.
그리고 여우는
어제보다 더 밝게 웃고 있었습니다.
“오늘은
더 예쁜 꽃을 가져왔어요.”
끝.